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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일과 : 트러플크림파스타, 돌체연유라떼, 이우환 화백

by Futuristic 2022.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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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이 일어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긴급승인 요청 기사를 보며 정신을 차렸다.

자국 수호를 위한 한 나라의 의지를 3.1절에 보고 있자니 기분이 묘해졌다. 처음에는 나토와 러시아의 이해관계를 유심히 생각해 보았었는데, 지금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지만 소중한 하나하나의 스토리들이 마음을 좀 더 울리는 것 같다.

 

창 밖 하늘을 보니 기지개도 펴지 못한 내 모습처럼 찌뿌둥함이 드리워져 있다. 어딜 나갈 생각도 들지 않고 허기나 채울 겸 집에 뭐가 있나 살펴봤다.

 

이런게 있네?

트러플크림파스타 세트에 면, 소스, 버섯, 치즈, 심지어 오일까지 들어있었다.

소스랑 버섯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제품들을 사용했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무난쓰 파게티면
면부터 넣어 버려야 늦장 안 부림
파송송 말고 마늘송송
마늘냄새
베이컨도 송송
ㅌㅎ라고 썼다가 지웠다.. 아무래도 국제 정세가..
세트에 있던 버섯이 너무 커서 송송
볶볶
준비
버섯들이 더워보인다. 여름이었다.
슉슈슈ㄱ슈슉
오마이파마산

치즈 그라인더가 어디 갔는지 없어졌다. 장보기 목록 추가 +1.

 

후추 빼먹을 수 없지

작년 10월 쯤 선물 받은 것 같은데 벌써 바닥이 보인다. 장보기 목록 추가 +2.

 

비주얼 난장판

소스도 2인분, 면도 2인분 양을 넣었더니 보기만 해도 느끼하다. 김치 꺼내서 완뚝. 콜라 1잔도 냉큼.

소스, 면, 야채, 치즈, 오일까지 준비해주니 간편하다는 것 빼고는 딱히.

 

이집트에서 친구가 없는 재료로 만들어주던 까르보나라가 갑자기 떠올랐다. 처음 보자마자 밥은 먹었냐며 까르보나라를 해줬었는데 그때 이탈리아식 정통 까르보나라를 처음 먹어봤던 것 같다. 무려 이탈리아에서 직접 배워온 까르보나라라며..

 

설거지 하고 연유라떼 준비
갬성따위
이우환 화백님의 작품 '대화'가 떠오르는 색

 

이우환, '대화', 2007
이우환, '선으로부터', 1978

뜬금없이 떠오른 '대화'와 가장 처음으로 접했던 이우환 화백님의 작품 '선으로부터'

'선으로부터'를 처음 봤을 때 세상 모든 기억들은 옅어지고, 새로운 사건들이 선명하게 떠오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렇다면 나쁜 기억이 점차 옅어져 가는 것을 기뻐해야 하는건지, 나쁜 기억이 새로 생길 것이라는 사실에 괴로워해야 하는건지, 좋은 기억이 흐려져감에 슬퍼해야 하는건지, 좋은 기억이 다시금 찾아올 것을 기대해야 하는건지.

답을 내리지 못한 채 '모순적이다' 라는 감상을 가지게 해줬었다. 그 이후로는 모든 것은 옅어진다는 사실에 위안을 두는 날이 많았던 것 같다. 지금은 평생 선명할 좋은 기억이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또한 역설일까.

 

블로그 글 작성 시간을 최대한 짧게 만들고 싶어서인지 항상 포스팅을 하고 나면 정말 생각없이 휘갈겼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당연하게도 퇴고 없이 업로드 한다. 그럼에도 시간은 꽤 들지만. 다음에는 사진 한 장에 생각을 함축하는 글을 써볼까. 사진과 음악이 합쳐져 묘하고 설명할 수 없는 그 특유의 감성이 너무 좋은데 블로그에는 음악을 입힐 수 없으니. 그걸 떠나 요즘은 생각 정리도 되지 않은 채 사실만을 나열하는 느낌이 강한 것 같다. 머리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손가락이 지멋대로 자판 때려 찍어내는. 이 글도 두서없는 글이 되어 버렸네. 이럴 땐 잠이 최고다. 그럼 이만 취침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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