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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derlust

[스카이다이빙 사고 영상 분석 #1] 공중에서 낙하산끼리 충돌한 경우

by Futuristic 2022.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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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다이빙 사고 영상 분석

스카이다이빙 사고의 종류

스카이다이빙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다 보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사망', '사고'에 관한 것들이다.

그러나 막연하게 궁금해할 뿐 정확하게 어떤 사고의 종류가 있고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다.

 

초보 때 흔하게 겪을 수 있는 사고는 낙하산 줄이 꼬이는 경우(Line Twist)를 들 수 있다.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줄을 풀면 된다. 그러나 초보 때 점프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황하지 않고 바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또 DZ에서는 절대 나 혼자 점프하지 않는다. 때문에 공중에서 다른 스카이다이버와의 충돌이나 낙하산 꼬임 등 여러 명이 엮이는 사고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 스카이다이버들을 내려주고 내려오는 비행기와도 부딪힐 수 있다. 비행기에 불이 날 수도 있고..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나는 어떠한 사고든 개인의 부주의나 외부적 요인 등 분명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사고 예방을 위해 매 점프마다 철저히 점검하는 게 습관화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 어떤 사고가 나에게 닥칠지 절대 알 수 없기에 여러 사고 사례들을 찾아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 하나의 트레이닝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고 영상들을 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경우들도 많고,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긴박한 상황을 탈출하는 비범한 인간들도 종종 보이곤 한다. 입 벌려 감탄한 영상도 있는데 그건 나중에 꼭 한번 다뤄보겠다.

 

유튜브에 무수히 많은 사고 영상들이 있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보면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인지 알기 힘든 영상들이 많다. 사고 순간에 카메라가 정확한 상황을 담는 것도 어렵고.. 반이 넘는 영상들이 그냥 허공과 당황한 사운드만을 담고 있기도 하다.

가끔 생각날 때 사고 상황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찍힌 영상들을 올려볼까 한다.

 

오늘은 유튜브를 쭉 내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영상이다.

공중에서 낙하산 잘 피고 내려오다가 다른 스카이다이버 낙하산이랑 충돌한 사고이다.

 

스카이다이빙 사고 영상 #1, Paragliding crash

Colombia paragliding crash

캠을 달고 뛴 것 보니 C-License 이상 스카이다이버이다. 근데 영상을 보면 낙하산을 피고 너무 평화롭게 내려오다가 순식간에 다른 스카이다이버와 충돌한다. 낙하산 개방 후에도 주변에 여러 낙하산들이 보이는데 약간 마음 놓고 한 눈 판 것 같기도 하고..

 

00:00 순항중

하늘에 낙하산들이 많이 날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01:50 풍경 감상중

 

02:35 앞에 다른 낙하산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데 아직 알아차리지 못 하고 있다. 상상조차 못하고 있었을 것이다.

 

02:40 저 멀리 있던 다른 스카이다이버가 순식간에 눈 앞으로 다가온다. 알아차렸으나 이미 절대 못 피하는 상황.

 

02:43 충돌, 사람과 사람 충돌은 피했으나 낙하산 줄이 꼬인다.

하늘에서 다른 스카이다이버와 충돌했을 경우에는 당황하지 않고 상대 스카이다이버와 협의하여 이 상황을 빨리 타개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근데 저 상황에서 다른 스카이다이버가 하는 말이 제대로 들릴까.. 낙하산은 제어력을 잃고 고도는 빠르게 깎아 먹고 있지, 자세도 못 잡는 상황이라 하늘에서 서로 요동치지..

 

02:58 응? 예비낙하산을 피려고 한 것인지 의도치 않게 개방된 것인지 모르겠다.

보통 주 낙하산에 문제가 생기고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고도 확인 후에 Cut away를 해 주 낙하산을 잘라내고 예비 낙하산을 피게 된다. 근데 영상에서는 주 낙하산이 여전히 엉켜 있는 상태에서 예비 낙하산이 나와있고, 심지어 예비 낙하산 줄도 꼬여 제대로 개방되지도 않았다. 

이후로 이 예비 낙하산 줄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03:52 결국 꼬인 줄을 풀지 못하고 남자 스카이다이버가 PLF를 얘기한다.

낙하산은 줄이 꼬인 상태에서는 제대로 바람을 받기 힘들고 따라서 낙하 속도를 줄일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착지하면 줄이 아무리 조금 꼬여있었다 하더라도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하는 낙법을 PLF라고 생각하면 된다. (PLF, Parachute Landing Fall)

주변 땅을 보면 이미 고도가 무척 낮음을 알 수 있다. 줄이 꼬여 있다고 낮은 고도에서 무리하게 낙하산을 Cut away 하게 되면 순간적으로 가속이 붙어 땅에 처박힐 수 있다.

 

04:33 땅에 충돌. PLF는 무슨.. 그냥 고스란히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사고 상황에서는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서 빠른 상황 판단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근데 영상에서는 공중에서 낙하산 충돌 이후에 제대로 된 의사소통도 없었고, 주 낙하산이 여전히 달린 채로 예비 낙하산이 개방되고 심지어 이 예비 낙하산 줄까지 꼬여버리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 결국 그대로 땅에 충돌.

아마 사고 당한 저 스카이다이버도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는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낙하산을 피고 내려오는 중에 주변 상황을 모두 인지하지 못한 부주의와 낙하산까지 제대로 개방했으니 이제 편안하게 내려가면 된다는 안일함, 그리고 충돌 이후에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것이 사고의 원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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